[OSEN=이상학 기자] LA 다저스가 갑자기 흔들리고 있다. 최근 6경기에서 1점, 4점, 1점, 1점, 1점, 2점으로 타선이 침묵하며 시즌 팀 최다 6연패 수렁에 빠졌다. 앞서 18경기 15승3패로 상승세를 타다 6연패로 급격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이에 베테랑 내야수 미겔 로하스(36)도 지금 같은 야구로는 절대 우승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다저스는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패밀리 필드에서 치러진 2025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를 연장 승부치기 접전 끝에 2-3으로 패했다. 

2-1로 앞선 9회말 마무리투수 태너 스캇이 안타 3개를 맞고 동점을 허용하며 시즌 6번째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이어 연장 10회초 무사 2루 승부치기에서 프레디 프리먼, 앤디 파헤스, 토미 에드먼이 3타자 연속 삼진을 당하며 득점 없이 물러나더니 10회말 커비 예이츠가 잭슨 추리오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졌다. 

스캇의 ‘불쇼’가 반복된 것도 아쉽지만 가장 큰 패배 원인은 타선이었다. 득점권에서 6타수 무안타로 무려 11개의 잔루를 남겼다. 1번 타자 오타니 쇼헤이가 3타수 무안타 침묵한 가운데 2~4번 무키 베츠, 윌 스미스, 프리먼도 나란히 4타수 무안타. 1~4번 타자들이 15타수 무안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 5~7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 이어 8~10일 밀워키전까지 2연속 스윕을 당하며 순식간에 6연패. 다저스의 6연패는 2019년 4월9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부터 4월14일 밀워키전까지 기록한 뒤 6년 만이다. 당시 다저스에는 류현진(한화)이 있었다. 시간이 꽤 지난 일이다.

최근 6경기에서 다저스의 득점은 1점, 4점, 1점, 1점, 1점, 2점으로 평균 1.7점에 그치고 있다.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타선의 오르내림 사이클이 있기 마련이지만 다저스 극강 타선이 이렇게까지 맥없이 떨어질 줄은 몰랐다. 

클레이튼 커쇼가 개인 통산 3000탈삼진 대기록을 세운 지난 3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6회 수비 중 상대 주자와 충돌로 왼쪽 무릎을 다친 ‘거포’ 맥스 먼시가 이탈한 뒤 타선이 착 가라앉았다. 하지만 오타니, 베츠, 프리먼 등 MVP 출신 타자만 3명이나 되는 다저스 타선이 선수 한 명 빠졌다고 이렇게 흔들릴 정도는 아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연패 기간 타선에서 투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는데 베테랑 선수도 답답함을 보였다. 이날 다저스 타선에서 유일하게 2안타 멀티히트에 볼넷 1개를 더해 3출루로 분투한 로하스는 경기 후 ‘스포츠넷LA’를 비롯해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우리가 얼마나 힘든 상황에 있는지 알기 때문에 이런 경기를 이기지 못하면 정말 답답하다.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놓쳤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로하스는 “상대 투수진이 정말 좋았지만 그건 핑계가 될 순 없다. 우리는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 투수들이 매 경기 승부를 할 수 있게 만들어주지만 1~2점 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타자들이 점수를 더 내야 한다. 홈런이나 장타가 없더라도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 나아가 로하스는 “자책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시즌은 아직 많이 남아있고, 우리는 분명한 목표를 갖고 있다. 또 한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야구를 해선 절대로 거기까지 갈 수 없다”는 강한 어조의 발언으로 선수단의 분발을 촉구했다. 

로버츠 감독은 “답답한 경기였지만 선수들이 싸우는 방식은 마음에 들었다. 오늘처럼 타석에서 계속 싸워나가야 한다. 다행히 내일(11일) 휴식일이고, 좋은 수비를 계속 유지하면 타석에서 흐름도 곧 바뀔 것이다. 지금이 팀에 고비이긴 하지만 우리는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며 반등을 자신했다.

6연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벌어놓은 게 많은 다저스는 56승38패(승률 .596)로 여전히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1위로 2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5경기차 앞서있다. 다저스는 12~14일 샌프란시스코와의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치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