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파리생제르맹(PSG)이 경기력과 매너에서 모두 패배했다.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결승전을 치른 첼시가 PSG에 3-0 완승을 거뒀다. 첼시는 개편된 클럽 월드컵에서 첫 우승팀이 되는 영예를 누렸다.

첼시가 PSG를 압도했다. 경기 초반부터 강렬한 전방압박과 대인마크로 PSG가 제대로 공격을 풀어나오지 못하게 만들었고, 위협적인 득점 기회도 많이 만들었다. 전반 22분에는 로베르트 산체스의 롱패스를 누누 멘데스가 헤더로 걷어내려다 실수해 말로 귀스토에게 기회가 찾아왔고, 귀스토는 슈팅을 시도했다가 막히자 중앙으로 공을 건넸다. 이를 이어받은 콜 파머가 정교한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그때부터 첼시의 축제였다. 첼시는 전반 30분 리스 제임스의 롱패스를 이어받은 파머가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몰고온 뒤 낮게 깔리는 왼발 슈팅으로 멀티골을 작성했다. 전반 43분에는 파머가 하프라인 아래로 내려와 공을 받아 전진한 뒤 수비 사이로 공급한 절묘한 스루패스를 주앙 페드루가 훌륭한 침투로 이어받았고, 뛰쳐나온 돈나룸마를 넘기는 칩샷으로 완벽한 득점에 성공했다.

PSG는 후반 들어 만회골을 위해 움직였는데, 번번이 산체스 골키퍼를 비롯한 첼시 수비진에 공격이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클럽 월드컵 내내 16골을 넣으며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했던 PSG는 가장 중요한 순간 득점하지 못하며 무너졌다.

게다가 퇴장자까지 나오며 추격 동력을 완전히 잃었다. 후반 중반부터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던 주앙 네베스는 후반 40분 마르크 쿠쿠렐라와 충돌하자 충동적으로 머리채를 잡아당겼고, 주심은 최초에 옐로카드를 꺼내들었으나 비디오 판독 끝에 레드카드로 정정했다. 네베스는 자신이 퇴장당할 걸 알았다는 듯 곧바로 터치라인 바깥으로 뛰쳐나갔다.

경기 후에도 진통은 이어졌다. 첼시 선수들이 뛰쳐나와 우승을 축하하려는데 경기장 한편에서 싸움이 벌어졌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페드루와 설전을 벌이다가 페드루의 목을 손으로 가격했다. 페드루는 곧바로 쓰러졌고, 이 행동으로 한동안 양 팀 선수와 스태프들이 뒤엉켰다. 누가 먼저 시비를 걸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엔리케 감독이 경솔한 행동을 한 것만은 분명하다.

PSG는 이번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를 비롯해 참가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는 기쁨을 맛봤고, 클럽 월드컵에서도 4강까지 상승세를 구가하며 트로피를 노렸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무너졌고, 정신적으로도 미숙한 모습을 보이며 찜찜한 시즌 마무리를 했다.

사진= '더 터치라인', 국제축구연맹 클럽 월드컵 X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