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충격과 악몽의 6연패다. KIA 타이거즈가 전반기 막판부터 맥없이 무너지고 있다. 누가 빠지고 돌아오고의 문제가 아니다. 그냥 야구를 못한다. 작년 통합우승의 아우라가 전혀 안 보인다.

KIA는 2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을 3-5로 졌다. NC 다이노스와의 후반기 첫 4연전서 1경기만 치르며 체력을 비축, 2위 LG 트윈스와 3위 롯데로 운명의 6연전에 돌입했으나 결과는 최악이다. 두 팀 모두에 스윕을 당했다.

KIA는 1위 한화 이글스와의 전반기 최종 3연전도 스윕을 당했다. 최근 10경기서 1승9패의 믿을 수 없는 하락세다. 한때 1위 한화를 위협할만한 위치에 올랐으나 한여름 밤의 꿈으로 끝났다. 2~3위 LG와 롯데도 한참 도망갔다. 심지어 4위 KT 위즈에도 2.5경기 처졌다.

KIA는 이날 6위 삼성 라이온즈가 KT에 9회말 대역전패를 당하면서 운 좋게 5위를 지켰다. 이제 KT, SSG 랜더스와 공동 5위로 처지면서, 통합 2연패는 고사하고 가을야구 진출도 불투명해졌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나성범, 김선빈, 이의리가 돌아오면서 ‘후치올’을 꿈꿨으나 완전히 무산됐다. 8월에 김도영과 아담 올러가 돌아와도 이런 경기력으로 가을야구에 진출할 자격은 없다.

못 칠 수도 있고, 못 던질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이날만 보면 조상우가 또 무너졌다. KIA의 8월 불펜 난조는 심각한 수준이다. 조상우와 마무리 정해영의 부진이 도드라진다. 두 사람은 시즌 초반부터 잦은 등판으로 피로도가 쌓인 건 사실이다. 이날의 경우 조상우가 2-2 동점이던 8회말 2사 2,3루서 전준우에게 바깥쪽으로 슬라이더를 잘 넣었으나 우중간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더 심각한 것은 안 해야 할 플레이가 잇따라 나온다는 것이다. 박찬호는 26일 경기 9회초에 선두타자로 등장해 사구로 출루했다. 그러나 후속 패트릭 위즈덤의 평범한 뜬공에 믿을 수 없는 본헤드플레이를 했다. 2사도 아닌 상황서 타구가 외야로 떴는데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고 2루로 냅다 뛰었다.

27일 경기 1회초에는 고종욱의 아쉬운 플레이가 있었다. 좌전안타로 출루해놓고 후속 박찬호의 좌전안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2루로 제대로 스타트를 끊지 못했다. 타구가 순간적으로 라이트 불빛에 가려 못 봤을 순 있다. 그렇다면 코치, 동료들의 반응을 보고 적절히 움직여야 했다.

주전포수 김태군은 이날 두 개의 송구 실책을 범했다. 추격의 솔로포 한 방을 날렸으나 실책 2개가 더욱 눈에 띄었다. 그나마 투수들이 해당 위기를 넘어가면서 직접적으로 패배의 빌미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KIA는 이번 3연전 내내 수비와 주루가 매끄럽지 않았다.

KIA는 나성범과 김선빈, 이의리가 돌아오면서 객관적 전력은 좋아졌다. 그러나 이 선수들 포함 기존 선수들이 좋은 야구를 해야 후치올이 가능하다. 아직 나성범, 김선빈, 이의리의 컨디션이 100%가 아니어서, 기존 멤버들이 기본에 충실한 야구,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야구를 해야 한다. 이범호 감독도 27일 경기를 앞두고 다시 한번 이를 강조했다. 이런 경기력으로는 김도영과 올러가 8월에 돌아와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KIA 불펜은 앞으로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부상자가 시즌 초반부터 속출하면서, 필승조에 의존하는 경기가 자연스럽게 작년보다 늘었다. 그렇다면 타자들과 선발투수들이 도와줘야 한다. 그나마 선발투수들은 대체로 제 몫을 한다. 타자들의 분발이 절실하다. 단순히 더 잘 쳐야 된다가 아니라, 수비와 주루에서 기본부터 충실할 필요가 있다. 그게 안 되면 포스트시즌에 못 나갈 수도 있다. 이 멤버구성으로 포스트시즌에 못 나가면 타이거즈 역사에 남을 대참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