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지난 시즌 통합 챔피언의 위용을 되찾고 있다. KIA는 지난달 29일 LG 트윈스전에서 12-2로 이기며 6월을 월간 승률 1위(0.682·15승2무7패)로 마쳤다. 5월 마지막 날엔 5할을 밑돌던 승률(0.481·26승1무28패)로 7위였는데, 한 달 만에 순위를 4위로 끌어올렸다. 상위권과의 격차도 확 줄였다. 5월 마지막 날 1위 LG와의 게임 차가 8경기였는데, 6월 마지막 날엔 선두 한화 이글스에 3.5경기 차까지 따라붙었다. 3위 롯데 자이언츠와는 불과 1.5경기 차에 불과하다.

한화(11승1무9패)와 롯데(12승10패)도 6월 승률 2, 3위로 선방했지만, KIA의 기세에는 미치지 못했다. KIA는 6월 팀 OPS(출루율+장타율·0.776)와 팀 홈런(25개) 1위, 팀 평균자책점(3.47) 2위 등 투타의 완벽한 밸런스를 자랑했다. 더구나 지난해 우승 주역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 등 주축 타자들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 더욱 고무적이다. 개막 전 ‘절대 1강’으로 꼽힌 KIA의 저력이 비로소 빛을 발하는 모양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선수단 전체가 6월의 MVP다. 선수들과 코치진, 구단 프런트가 모두 합심해서 좋은 결과를 끌어냈다”고 박수를 보냈다.

KIA는 전반기 남은 9경기에서 대반격을 준비 중이다. 3연전이 세 번인데,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다. 1~3일엔 광주 홈에서 6월 팀 평균자책점 1위(3.36) SSG 랜더스를 만난다. 5위 SSG는 1.5경기 차로 KIA를 위협하는 난적이다. 최근 팀 흐름도 좋다. KIA 입장에선 SSG전에서 2승 이상 올려야 중위권 경쟁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이어 4~6일에는 광주에서 3위 롯데를 맞닥뜨린다. 이어 8~10일 대전으로 이동해 1위 한화와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치른다. KIA가 이 롯데-한화로 이어지는 6연전에서 4승 이상 하면 상위권 진입의 문이 열린다.

KIA가 아껴둔 비장의 무기가 있다.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다. 네일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 4위(2.68)다. 지난달 22일 SSG전에서 6과 3분의 1이닝 3실점 한 뒤 이튿날(2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 감독은 당시 “네일의 투구 이닝(97과 3분의 1이닝)이 누적돼 이전부터 휴식 타이밍을 고민했다. 때마침 선수들이 잘해주던 때라 ‘지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네일은 1군 재등록 가능 시점인 4일 롯데전을 통해 복귀하고,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10일 한화전에도 등판할 수 있다.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르고 휴식한 몸으로 중요한 두 경기에 나설 수 있다.

더 있다. KIA는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애덤 올러에게도 서둘러 휴식을 줬다. 올러가 지난달 25일 키움 히어로즈전(6이닝 2실점) 이후 “어깨가 뻐근하다”며 피로를 호소하자 사흘 뒤(지난달 28일) 1군 등록을 말소했다. 올러 역시 열흘을 채우고 한화와의 3연전 첫날인 8일부터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이 감독은 “네일도 없는 상황이라 올러까지 빼도 될까 고민했지만, 한화전 등판 뒤엔 (올스타 브레이크로) 다시 쉴 수 있어 적기로 판단했다”며 “7월에도 선수들의 컨디션과 의욕이 떨어지지 않게 잘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